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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Model 3 시승 스토리

모델 3를 처음 타본건 2019년 초여름이었습니다. 한참 St. Cath…

  • ddyoud
  • 2020.03.25
  • 조회수 : 1752

모델 3를 처음 타본건 2019년 초여름이었습니다. 한참 St. Catharines에서 Burlington으로 이사를 하기위해 집을 알아보고 있었을 때, 같이 일하던 리얼터가 모델 3를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모델 3를 인도받은 당일 집 몇 군데를 볼 약속이 잡혔고, 리얼터는 무려 저에게 운전해볼 기회를 줬습니다.

같은 동네 안의 이전 집과 다음 집으로의 약 3분정도의 운전이었지만, 모델 3의 매력에 빠지기엔 충분했습니다. 모델 3중 가장 느리다는 Standard Range Plus (SR+)모델이었지만 전기차 특유의 패달 반응속도와 가속력은 고개가 젖히고 입이 벌어지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구매욕이 생기는 건 당연했지만 다행히(?) 집을 사서 이사하는게 우선이었던 시기였기 때문에 구매욕을 간신히 억누를 수 있었습니다.

이사를 한 후에도 친하게 지내게 된 리얼터 가족 덕분에 여러번 구매욕이 솟아 오르던 날이 많았지만 제 통장잔고와 차 가격을 비교하며 구매욕을 식히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밴쿠버에 있는 매제가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여 모델3의 시승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살순 없어도 시승은 해볼 수 있잖아?'라며 저도 시승을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시승 신청은 https://www.tesla.com/drive 에서 하면 됩니다. 해당 링크에서 신청을 완료하면 얼마 후 테슬라로부터 전화를 받게 되고 원하는 모델과 테슬라 매장 위치등을 확인하여 예약을 잡아줍니다. 저는 모델 3 SR+의 시승을 신청하였고 집에서 가장 가까운 Oakville 매장에서 진행하였습니다.

약속한 시간에 매장을 방문하니 매장안에는 모델 X, 3, S가 한 대씩 전시되어 있고 벽쪽으로 배치되어있는 컴퓨터 책상에 한 명의 직원이 매우 쿨하게 휴대폰을 보며 앉아 있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매장에 가면 딜러들이 부담스럽게 다가와 말을 거는 것과는 다르게 아무도 제게 관심을 갖지 않는 느낌이었습니다. 계속 매우 쿨하게 휴대폰을 보던 직원과 어색하게 눈이 마주치자 그때서야 제게 말을 걸어줍니다.

직원: 무슨일로 왔니?
나: 모델 3 SR+ 시승하러 왔어.
직원: 예약했니? (직원용 컴퓨터를 확인하며) 이름이.. Ryan이구나?
나: 맞아. (예약자가 나밖에 없나보네)
직원: 오늘 시승을 하는 이유는 뭐니?
나: 뭐.. 모델 3 한번 타보고 싶어서.
직원: 좋지. 먼저 테슬라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한시라도 빨리 차를 운전해보고 싶어 듣고 싶지 않았지만 워낙 쿨하고 자신있게 이야기를 시작하길래 끊기가 어려웠습니다. 테슬라는 딜러가 없고 Sales 정직원이 있으며 그러한 구조때문에 딜러 할인이 없고 정가로 판매되고 있다, 테슬라 차는 애플 아이폰 같다, 기존 내연차가 갖고 있지 못한 여러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등등 저는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를 열심히 했습니다.

나: 응 그런 장점때문에 나도 한번 차를 몰아보고 싶었어.
직원: 좋아. 운전 면허증 줘. 그리고 여기에 싸인 해줘.

직원이 제 운전 면허증을 복사하고 시승과 관련된 기본적인 몇 가지 동의 내용에 사인을 하고 차키를 받았습니다.

직원: 자 이제 차로 가볼까? 차 문여는법은
나: 이렇게 하는거 맞지?
직원: 어? 이미 알고 있구나. 그럼 앉아서 시동을 걸어볼까?
나: 여기 키 놓으면 되지?
직원: OMG. 너 날 두 번 먹이네? (실제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별말 할게 없겠다. (응 제발) 사이드 미러, 핸들 위치, 의자만 조정하고 출발하면 되겠네. 첫 시승이니까 오토 파일럿이랑 자율주행은 끌게. 이번엔 자동차 자체 주행에 집중하는게 좋을 것 같아.
나: (넌 참 말이 많구나. 오토 파일럿까지도 못쓰는건 아쉽지만) 알겠어. 다음에 시승 또 해볼게.
직원: 그래. 다음 사람 예약이 또 있으니까 한 35분정도 운전해보고 1시까지만 와주면 돼.
나: (너가 말만 줄였어도 50분은 해봤겠다) 알겠어. 집이 15분정도 거린데 왕복하고 올게.

2019년 초여름에 느꼈던 그 가속감과 반응속도는 여전했습니다. 그때 느껴보지 못했던 고속도로에서의 진입능력과 추월감은 구매욕을 한단계 더 상승시키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전날 눈이 많이 와 집근처엔 제설작업이 제대로 되지않은 길이 많았는데 후륜임을 잊게 만드는 트랙션 컨트롤에 또 한번 놀라게 되었습니다.

직원: 시승 어땠어?
나: 이미 알고 있었지만 역시 좋네.
직원: 테슬라 시승하고 나서 좋다고 하지 않는 사람을 난 한번도 보지 못했어. 질문 있니?
나: 혹시 Trade-in은 어떻게 진행돼?
직원: Trade-in 양식을 너 메일로 보내줄게. 그거 작성해서 보내주면 내가 해당 부서에 보내서 금액 알 수 있어. 우린 Trade-in을 하지만 들어오는 차를 직접 팔지 않고 경매에 내놓기 때문에 평가 금액이 좀 낮을 수 있어.
나: 밴쿠버에 매제가 하룻밤을 빌려 시승했다는데 여기서도 할 수 있어?
직원: 응 가능해. 오후 5시쯤 빌려서 다음날 오전 10시정도에 반납하는 식으로 할 수 있어.
나: 나도 해보고 싶어. 그땐 오토파일럿이랑 자율주행도 써볼게.

이 시승 이후로 제 구매욕은 이미 눌러담을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사실상 와이프를 (그리고 통장 잔고를?) 설득하는 일만 남은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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