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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부 8세대 vs 말리부 9세대 비교시승기

2012년에 말리부 2.0 LTZ를 구매하여 7년 동안 14만 km를 운…

  • 오마카세얏
  • 2020.02.04
  • 조회수 : 6310

2012년에 말리부 2.0 LTZ를 구매하여 7년 동안 14km를 운행하다 20195월에 더뉴말리부 2.0 TURBO Premier를 다시 구매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8세대 말리부와 9세대 말리부의 차이점을 비교분석하는 시승기입니다. 8세대 말리부만 7년간을 탔더니 8세대에 너무 익숙해져 버린 것 같습니다. 형님뻘인 8세대를 기준으로 하여 9세대와의 비교시승기를 최대한 솔직하게 써보겠습니다.


1. 실내


1) 무드조명

8세대의 오션블루인테리어 무드조명이 무척 예뻤습니다. 직접조명이 아닌 크롬몰딩에 은은하게 반사되던 간접조명이 실내를 차분하게 만듭니다

9세대에도 이러한 간접조명이 있지만 8세대에 비교하면 있는지조차 모르겠습니다. 


2) 센타페시아 조그셔틀

9세대의 오디오 볼륨손잡이가 너무 작습니다. 크롬도금 모양과 돌리는 느낌 모두 중국산 싸구려 카세트레코더에서 뜯어 온 것 같습니다. 차라리 아무런 장식 없는 8세대 볼륨손잡이의 크기와 모양, 느낌이 훨씬 고급스럽습니다

또한 8세대는 조그셔틀에 다른 곡을 찾아서 선곡하는 기능이 들어 있어 매우 편리했습니다. 

9세대 에어컨 조절손잡이는 그나마 볼륨손잡이보다 사이즈가 살짝 크지만 온도를 1도씩만 가감할 수 있도록 세팅해 놓은건 너무 급격한 온도변화를 주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8세대처럼 0.5도씩 조절했으면 훨씬 좋았을 것입니다온도조절손잡이 액정이 너무 작아서 23.5℃ 처럼 .5 문자를 넣을 공간이 없으니까 어쩔수 없이 1도씩 조절하도록 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8세대 센타페시아엔 지나치게 많은 버튼이 있었는데 9세대는 너무나 버튼이 없습니다. 거기에 크기도 작고 촉감도 안 좋으며 재질도 저렴한 플라스틱 입니다.


3) 도어

육중하고 무거웠던 8세대의 문짝은 9세대에 오면서 너무나 가벼워졌습니다가벼운게 편리할 수도 있겠지만 도어를 열고 닫을 때마다 느껴졌던 8세대의 묵직했던 느낌은 더 이상 느껴지지 않습니다

8세대 문짝 인테리어는 직선적이고 단순하여 질린다는 느낌이 없었는데 9세대는 대각선 면분할을 너무 과감하게 시도하여 산만한 느낌마저 듭니다. 단순한 직선 모양이 실은 가장 오랫동안 질리지 않는 법입니다

8세대는 센타페시아의 직선이 옆문짝 라인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공간이 연결되어 나간다는 느낌이 있는데 9세대는 센타페시아와 문짝이 단절되어 있습니다. 장점이라면 8세대의 문짝 수납공간은 1리터 물병이 안 들어갈 정도로 작았는데 9세대는 우산 넣는 수납공간이 넓어서 좋습니다.

 

4) 수납공간

8세대의 수납공간 중 시크릿큐브라 하여 센타페시아 7인치 터치스크린 뒤에 숨겨진 공간이 있었습니다. 또한 콘솔박스 안쪽엔 정말로 차주만 안다는 비밀공간이 숨어 있어서 중요물품을 넣어 놓기에 안성맞춤이었는데 9세대로 넘어오면서 수납공간이 너무나 없어졌습니다. 센타페시아 아래에 조그마한 공간이 생기고 콘솔박스가 커졌지만 8세대의 사이드포켓과 시크릿큐브가 없어진 점은 무척 아쉽습니다

조수석 글로브박스도 8세대보다 살짝 작아진 것 같습니다. 사이드포켓이라도 남겨줬으면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그나마 8세대의 콘솔박스는 너무 낮아서 팔꿈치도 닿지 않았었는데 9세대 콘솔박스는 커지고 높아져서 팔꿈치도 올려놓을 수도 있고 좋네요.

 

5) 계기판

계기판은 확실히 좋아졌습니다. 좀 더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고, 시인성도 나쁘지 않습니다. 넓은 화면과 아날로그 바늘이 절묘하게 배치되어 신선함을 주고 있습니다.


6) 공간

8세대보다 9세대가 많이 넓어졌습니다. 8세대 뒷자석은 성인이 앉으면 앞좌석 시트와 주먹 한 개 들어갈 공간밖에 안남았었는데 9세대는 주먹이 두세개 들어갑니다.


7) 실내 총평

8세대의 인테리어가 뭔가 정돈되어 있고 차분하며 세련된 느낌이라면 9세대는 솔직히 말해서 그냥 싸구려틱 합니다

8인치 터치스크린의 갑톡튀 가분수 사다리꼴과 이를 감싸는 둥그런 아래 모양은 예전 80년대 스타일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문짝 팔걸이와 기어박스에 있는 우드그레인은 뜬금없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다이소표 천원짜리 시트지 같은 우드그레인은 촌스럽기까지 합니다. 미술학교를 갓 졸업한 신입사원이 정열적으로 실험정신을 발휘하여 파격적인 인테리어 라인을 스케치한 것 같습니다

과유불급이라고 9세대의 파격은 8세대의 단순하면서도 고급진 느낌에 익숙해졌던 저에게 오히려 부자연스럽고 억지스럽다는 느낌을 들게 하였습니다. 8세대를 탈 때마다 느껴졌던 블루의 차분함과 정돈된 느낌은 오랫동안 고급스러운 느낌을 받았었는데 9세대는 단 며칠만에 적응이 끝나고 익숙해져 버렸습니다. 발전된 9세대의 인테리어가 좀더 멋있고 세련되게 느껴져야 하는데 실내가 넓어진 것 빼고는 그런점이 별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플라스틱 재질들도 8세대는 살짝 물렁하고 고급진 느낌이 있었는데 9세대는 딱딱하고 통통 튑니다. 원가절감 한답시고 오히려 퇴보한 것으로 보입니다.



2. 외관


1) 전면

8세대가 남성적인 단순함이었다면 9세대 올뉴말리부는 새색시 꽃단장 한 것처럼 보입니다. 올뉴말리부에 화장 좀 덧칠하고 연지곤지 찍은게 더뉴말리부 같습니다.


2) 옆면

8세대는 보닛-지붕-트렁크 라인들이 확실히 구분되며 딱 떨어지는 정통 세단이라 점잖은 느낌도 납니다. 9세대의 물 흐르는 듯 한 쿠페스타일은 지붕에서 트렁크 리드까지 굉장히 세련된 라인으로 흘러갑니다. 앞에서 뒤쪽으로 흐르는 두 개의 옆라인 또한 매우 자연스럽고 멋져 보입니다쿠페스타일은 비율이 조금만 안맞아도 뭔가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나는데 말리부의 비율은 황금비율이라고 할 정도로 세련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3) 뒷면

8세대의 브레이크등은 네모난 깍두기 두 개씩 썰어 넣은 느낌입니다. 까마로의 테일램프를 참조했다고 하는데 솔직히 별로 안어울리는 디자인이었습니다

이상하게 미국자동차들의 뒷모양들은 하나같이 진부하고 앞모습과 안어울립니다. 특히 쉐보레 차량들은 앞과 옆까지는 괜찮은데 뒷면 디자인이 앞면과 일관성이 없고 촌스럽기까지 합니다. 바로 윗급인 임팔라 브레이크등만 보더라도 정말 디자인 꽝입니다

올뉴말리부 브레이크등을 보면서 그래도 임팔라 보다는 낫네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번 더뉴말리부 브레이크등 디자인은 예쁘게 나왔습니다. 외부로 돌출시켜 입체감을 주고 Y자형 LED를 추가하여 도시적인 세련미를 느끼게 합니다.


4) & 타이어

19인치 휠 정말 큽니다. 중형차에 245-40R-19인치 타이어는 오버스펙이라고 생각합니다. 8세대의 18인치 블랙휠(245-45R-18)도 오버라고 생각했었는데 9세대는 한술 더 떠서 19인치라니 커도 너무 큽니다. 거기에 편평비가 40입니다. 245*40%=98(mm), 즉 타이어 옆면 폭이 10cm도 안되니 거의 스포츠카 수준입니다

말리부에 가장 적절한 타이어 사이즈는 다름 아닌 말리부 17인치 순정휠(225-55R-17)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17인치 순정휠을 장착하려고 했는데 2.0은 무조건 19인치 휠뿐이라 어쩔 수 없이 19인치를 낑구고 있습니다. 그나마 순정타이어가 비교적 고급인 컨티넨탈이라 위안을 받고 있습니다

커다란 휠(18인치 이상, 편평비 30~45)의 장점이 세 가지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는 멋있고 두 번째는 가오 잡기 좋으며 세 번째는 차의 자세가 나온답니다. 보기에 좋다는 것과 롤링이 적어 코너링이 좋다는 점 빼고는 모두 단점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9세대 말리부의 19인치 순정휠은 더욱 큰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것은 "별로 이쁘지 않다"입니다. 8세대의 블랙휠과 비교해 보면 너무 밋밋하고 평범해 보입니다. 기왕이면 투톤으로 컷팅휠을 넣어서 만들었으면 말리부의 환상적인 옆면과 잘 어울렸을텐데 19인치 휠이 말리부의 특별한 옆면을 평범한 모양으로 끌어내리는 느낌입니다. 차라리 8세대의 블랙휠을 그대로 넣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4) 외관 총평: 훨씬 멋지고 좋아졌습니다. 인정합니다.



3. 성능


1) 주행성능

8세대 말리부는 시속 120km가 넘어가기 시작하면 차가 밑으로 쫘악~ 깔리는 느낌이 납니다. 지면에 들러 붙으면서 매끈한 빙판위로 부드럽게 미끄러져 나가는 느낌입니다. 또한 엑셀링이 민감해지며 엔진이 즉답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그리고 시속 160km 근방에 도달하면 말리부의 진면목이 드러납니다. 안정적이면서 부드럽고 묵직한 주행질감은 정말로 예술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고속주행 능력은 말리부의 단점이기도 합니다. 왜냐면 고속에서만 좋기 때문입니다

저속주행은 정말 굼뜨고 답답하며 GEN1 미션이 왜 보령미션이라는 최악의 대명사를 만들어 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일단 속도를 내기 위해 엑셀을 꾹 밟으면 RPM부터 올라가고 나서야 속도가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시속 80km 근방에서 추월이라도 할라치면 엑셀을 꾹 밟아서 킥다운을 해야만 속도가 올라갑니다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부근 고갯길에서 기어를 6단에 고정시키면 시속 80km를 넘기기 어렵습니다. 물론 6단이 아닌 킥다운을 통한 4 또는 5단 기어로 가속을 할 순 있지만 그때는 RPM4000을 넘어갑니다


8세대 말리부의 주행성능은 단단한 하체와 훌륭한 주행질감을 힘없는 엔진과 최악의 미션이 말아먹고 있는 형국입니다. GEN3 미션으로 넘어오면서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8세대 말리부 자체의 무게가 워낙 무겁기에 2.0 보다는 2.4 엔진을 선택하여 주행스트레스 없이 운행 한다는 차주 분들도 상당 수 존재합니다


이 모든 불만을 한방에 제압하고 고성능 세단으로 변신한게 바로 9세대 말리부 2.0 Turbo입니다. 253마력의 고출력은 8세대 말리부에서 보여줬던 답답하고 굼뜬 이미지를 한방에 씻어 갔습니다.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고갯길에서 성인 4명을 태우고도 6단 기어에서 킥다운 없이 그대로 가속이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가장 인상적인 점은 1000~2000의 저RPM 영역에서 굼뜨지 않고 부드러운 주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힘이 넘치는 엔진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고나 할까요. 킥다운을 통한 풀가속시엔 터보엔진 특성상 터보랙이 1초내외로 살짝 있지만 8세대 엔진처럼 RPM이 먼저 부웅~ 하고 올라간 다음 가속이 되는게 아니라 RPM이 올라감과 동시에 곧바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며 급가속이 됩니다. 


9세대 말리부를 운행하면 운전의 재미가 있습니다. 경쾌하고 빠르며 소리없이 안정적입니다. 다만 8세대의 그밑으로 쫘악 깔리며 미끄러져 들어가는 묵직한 느낌은 더 이상 느낄 수 없습니다. 8세대의 주행질감을 그대로 갖고 와서 9세대의 엔진-미션과 세팅을 했다면 환상적인 궁합이였을 것입니다. 8세대는 내리막 길에서 엔진브레이크가 강력하게 작동하는데 반해 9세대는 별로 안그렇더군요. 


정차시에도 8세대는 디딸이 존재하는데 9세대는 조용해서 좋습니다. 9세대는 거의 60kg을 감량하였기에 8세대의 그 묵직한 주행질감은 구시대의 유산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말리부는 말리부입니다. 차무게와 소재들이 많이 가벼워졌지만 탄탄하며 안정적인 주행질감은 말리부의 DNA속에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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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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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꿈나무님의 댓글

no_profile 미니멀꿈나무 쪽지 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말리부가 디자인은 참 괜찮은데... 인지도가 많이 밀리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