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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중형세단의 일탈·합리적 가격..어코드 하이브리드

[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지난 2019년 시작된 일본차 불매운동으로 한동…

  • 피방메니져
  • 2021.03.01
  • 조회수 : 1564

[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지난 2019년 시작된 일본차 불매운동으로 한동안 주춤하던 일본차 3인방 중 하나인 혼다가 새해 들어 국내 소비자들 입맛에 맞춘 중심모델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달 CR-V와 어코드 라인업을 새롭게 단장한 혼다는 전기모터를 전면에 내세운 ‘하이브리드’를 무기로 다시 한번 수입차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다. 이번에는 국산차와 격차를 줄인 가격 경쟁력이 핵심이다.

‘기술의 혼다’. 과거 혼다가 세계시장을 주름잡던 시절 내세운 구호로 포뮬러 원(F1) 참가를 비롯해 S2000, NSX 등 유럽의 정상급 브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델들을 잇따라 내놓으며 얻은 훈장이다.

그러나 과거의 영광에 취해 주춤한 사이 국내 시장에서는 패스트 팔로워를 외치며 성장한 국산 브랜드와 디자인, 성능 등을 앞세운 유럽 브랜드에 점유율을 뺏기며 입지가 예전과 같지 않다.

혼다는 새해를 맞이해 와신상담을 외치며 다시 한번 부활의 날개짓을 시작한다. 한 자릿수로 떨어진 점유율과 국내 소비자들 눈 밖에 난 제품 경쟁력은 인기있는 SUV와 세단을 중심으로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무기로 삼는다.

이 가운데 혼다의 대표 중형세단 어코드는 기존의 준수한 외모를 가다듬고 하이브리드 전용 장식을 더해 시각적 만족도를 높였다. 헤드램프와 그릴이 하나로 연결된 전면부는 푸른색의 H 엠블럼을 중심으로 두터운 크롬과 길게 뻗은 장식을 통해 넓고 낮은 이미지를 꾀하고 있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전용으로 새 단장한 앞, 뒤 범퍼와 전, 후 램프 내부에 촘촘하게 박힌 풀 LED, 휠 하우스를 가득는 채운 19인치 휠 등은 첨단 사양 도입에 소극적인 일본차가 달라지고 있다는 신호탄이다.

실내에서도 국내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편의 사양이 빼곡하다. 겨울철 차갑게 얼어붙은 손을 녹여주는 열선 스티어링을 포함, 1열 통풍 및 열선, 무선 안드로이드 및 카플레이 시스템, 10개의 스피커가 탑재된 오디오 시스템, HUD, 원격 시동,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및 오토홀드 등의 버튼이 실내 곳곳에 위치한다.

패밀리 세단으로 소비자를 공략하는 어코드는 뒷좌석 거주성 또한 동급 국산 세단에 뒤지지 않는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B필러부터 떨어지는 쿠페형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헤드룸과 레그룸 모두 건장한 성인이 앉기에 충분하며, 두툼한 가죽으로 뒤덮인 시트가 장거리 주행 시 편안함을 더한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평범한 중형세단으로 고급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할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하고 도어트림과 대시보드, 시트, 암레스트 등에 쓰인 소재의 격차를 최소화 했다.

가령 주행 중 시종일관 운전자의 손이 머무는 운전대 가죽의 촉감은 윗급 세그먼트와 견줄 정도이며, 탑승객의 시선이 오랜 시간 머무는 도어트림과 대시보드 상단의 우레탄 장식과 하단 일반 플라스틱의 시각적 차이도 두드러지지 않는다.

다만, 여전히 8인치 크기에 머물고 있는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와 한 박자 늦은 응답속도는 개선의 여지가 뚜렷하다. 또 넓은 개방감을 느낄 수 있는 파노라마 선루프의 부재도 아쉬운 부분이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앞머리에는 2리터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2개의 전기모터, e-CVT로 불리는 무단변속기가 손발을 맞춘다. i-MMD로 불리는 혼다의 3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전기모터가 엔진의 보조를 맞추는 여느 하이브리드와 달리 모터가 주 동력원으로 차체를 이끈다.

CR-V 하이브리드와 같은 방식의 파워트레인은 엔진과 모터가 각각 145마력, 184마력의 출력을, 최대토크는 각각 17.8kgf·m, 32.1kgf·m를 발휘한다. 합산출력은 215마력으로 운전자 입맛대로 전기로만 주행이 가능한 EV 모드와 하이브리드, 스포츠 모드 등을 지원한다.

CR-V와 달리 앞바퀴에 모든 출력을 쏟아내는 어코드는 한결 가벼운 몸놀림으로 주행을 이어갈 수 있다. 기본 설정인 하이브리드 모드 주행 시 40km/h까지 전기로만 주행할 수 있는 덕분에 잦은 가감속이 반복되는 시내 주행에서 정숙한 주행을 이어갈 수 있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모터 출력이 충분한만큼 가속페달의 예민한 조작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후 바통을 넘겨받는 엔진의 개입은 낮게 깔리는 음색만으로 알아챌 수 있을 정도로 자연스러운 반응을 이끌어낸다.

고속도로에 올라 속도를 높이는 상황에서는 주 동력원으로 힘을 내는 모터의 특성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점진적으로 속도를 높여갈 수 있는 엔진과 달리 초반에 대부분의 힘을 쏟는 전기모터는 제한속도를 넘어서는 순간부터 가속감이 눈에 띄게 더뎌진다.

시내주행에서 전기모터로 쌓아놓은 평균연비 또한 점차 낮아지며 자연스레 오른발의 힘을 멈추게 된다. 브레이크 페달의 답력은 단단한 편이다. 페달의 깊이 자체가 다른 내연기관과 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회생제동에 의한 반발력이 높은 편이다.

스티어링 휠 뒤편에 마련된 패들 시프트는 무단 변속기의 단수를 제어하는 대신 회생제동의 작동 범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패들 시프트 조작에 따라 시인성이 좋은 클러스터에 차례대로 회생제동의 범위가 나타나며, 조절 범위에 익숙해진다면 원페달 드라이빙도 가능하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또 다른 장기는 뛰어난 핸들링 성능이다. 평범한 중형세단에서 기대할 수 있는 범위를 뛰어넘는다. 경쟁 모델 대비 단단한 서스펜션은 운전대 조작에 따라 제법 스포티한 움직임을 연출한다.


연속되는 코너에서 한쪽으로 차체가 눌리는 상황에서도 일정 범위 이상 균형을 유지하며 운전자에게 불안함을 전달하지 않으며, 가속페달 조작만으로 코너 탈출을 손쉽게 할 수 있다.

방지턱과 같은 요철에서도 단단한 서스펜션이 재빨리 동작을 추스리는 편이다. 승차감에서 일부 손해를 보는 19인치 휠이 탑재됐지만 덕분에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주행의 재미를 양보하지 않았다.

하이브리드 세단을 선택하는데 가장 큰 요소인 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17.5km/l(도심 18km/l, 고속도로 17km/l)로 잦은 가감속이 반복되는 시승에서도 리터당 14km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며, 웃돈을 주고 구입해야 하는 하이브리드의 가치를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수입 중형 하이브리드 세단으로 가격이 높아진 국산 중형 및 준대형 하이브리드 세단과 직접적인 경쟁을 펼치게 된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단일 트림 4,570만원으로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3,669만~4,489만원)와 기아 K7 하이브리드(3,639만~4,032만)과 유사한 수준에서 책정됐다.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와신상담을 통해 선호도가 높은 안전 및 편의사양을 채택하고 운전재미까지 곁들인 어코드 하이브리드가 어려운 시기 혼다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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