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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그랜드 체로키 디젤 오버랜드

짚 체로키를 접한 것은 1992년이다. 그 시절 체로키 리미티드를 타고 …

  • kingbe
  • 2020.05.08
  • 조회수 : 1994
짚 체로키를 접한 것은 1992년이다. 그 시절 체로키 리미티드를 타고 가족이 함께 낚시를 떠나곤 했다. 벌써 22년 전인데, 당시 체로키는 탱크(?)로 기억될 만큼 강한 인상을 남겼다. 국산 SUV는 현대차 갤로퍼와 코란도 등이 대부분이었고, 수입차로는 레인지로버가 정상을 지키고 있었던 시절이다. 

 기억을 반추해보면 1992년 체로키 리미티드는 직렬 6기통 4.0ℓ 엔진과 4단 자동변속기, 그리고 요즘 같은 지능적인 AWD 시스템은 아니지만 풀타임 4륜구동 변환이 가능한 방식이었다. 오디오도 카세트테이프였고, 편의품목은 가죽시트와 앞좌석 전동시트, 프라이버시 글래스가 전부였다. 체로키 등급을 알려주는 것이라곤 트렁크 '4.0 liter high output' 및 'Limited'란 레터링이 전부였다.

 지금은 초라해 보이지만 그 시절만 해도 190마력의 엔진은 거침이 없었다. 덕분에 도시를 벗어나면 험로에 도전하고픈 충동을 느끼곤 했다. 지금도 그 시절 체로키 리미티드가 간간히 떠오른다.

 향수를 뒤로 하고 22년 만에 2014년형 그랜드 체로키 오버랜드를 만났다. 과연 얼마나 많은 발전을 했고, 또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프리미엄급 SUV 시장에서 어떤 위치를 고수할 지 직접 체감해봤다.    


 ▲디자인
 스타일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쉽게 변하지 않았다. 물론 디테일하게 보면 많은 변화가 있지만 꼭 필요한 정체성은 유지하고 있다. 직선적인 스타일과 끝단 부분의 곡선이 어우러져 역사성을 드러내는데, 특히 이번 2014년형은 전면부와 후면부가 잘 다듬어져 있다.

 전면부는 적당한 크롬 몰딩을 사용해 세련미를 더한다. 주간 주행등의 형상에서 크라이슬러, 닷지, 짚이 같은 그룹임을 알게 해주고, 세로형 라디에이터 그릴도 짚 체로키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또한 ‘SINCE 1941’이라는 글귀가 운전석 쪽 헤드램프 안에 앙증(?)맞게 자리잡고 있다.

 측면은 직선을 잘 살려냈다. 2013년형 이후부터 펜더와 휠 하우스가 맞닿는 부분은 우레탄 소재의 검정색에서 차체와 같은 색상으로 처리됐다. 그리고 앞좌석 문에는 그랜드 체로키라는 레터링만 깔끔하게 붙였다. 개인적으로 가장 호감가는 A필러부터 D필러까지의 윈도우 라인이은 시선을 끌어당긴다. 특히 D필러의 윈도우 라인은 차체 트렁크 D필러 라인과 유사한 경사가 유지돼 조화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후면은 측면라인이 연결되면서 짚 스타일의 강인한 멋이 살아 있다. 리어램프는 면발광 미등이 활용됐고, 범퍼 아래에 후방안개등이 자리 잡았다. 아쉬운 부분은 후방 브레이크램프 타입이 LED가 아닌 전구라는 점이다. 물론 장단점은 있겠지만 전반적인 추세로 봐서 브레이크 등은 LED로 바꾸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실내는 예전의 미국차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달라졌다. 2013년 이전 차종에 어느 정도 터치를 더했을 뿐인데 상당히 완성도가 좋아졌다. 일단 미국 정서에 맞게 각종 컵홀더 공간이 많다. 도어 패널에는 페트병을 놓을 수 있는 홀더가 마련됐고, 기어레버 옆에는 텀블러를 담을 수 있는 대형 홀더가 두 개나 있다. 근래 중소형 국산 차종에서도 기본인 열선 및 통풍시트와 스마트 기기를 위한 USB 포트가 잭이 앞뒤 좌석에 구비돼 있다.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이라면 뒷좌석에서 각종 스마트 디바이스의 배터리 방전 걱정은 안 해도 될 듯하다. 물론 조수석에 탑승한 사람의 핸드폰 충전까지 커버가 가능하다.

 실내 분위기는 대시보드 상단 패널까지 가죽을 사용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전 미국차의 느낌은 많이 사라지고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슷하다. 각종 스위치의 촉감도 감성적으로 향상됐다. 그러나 방향지시등 및 계기판 조명 조절 스위치의 조작감은 아직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공간은 충분히 넓다. 게다가 장거리 여행에서 뒷좌석 승객이 피곤할 경우 시트 등받이의 각도를 눕혀 잠을 청하기도 좋다. 트렁크 공간은 일반적인 경쟁 상대의 프리미엄 SUV와 비교해 결코 밀리지 않는다. 4인 가족이 여행을 갈 때 충분한 여유 공간을 제공한다.

 ▲성능 및 승차감
 스마트키를 몸에 지니고 다가가면 잠금이 해제된다. 버튼 시동키를 누르면 6기통 디젤의 부드러운 엔진음이 들린다. 디젤임에도 진동과 아이들링 소음이 상당히 조용한 편이다. 일단 속도계를 아날로그 스타일로 변경하고, 여러 구동 모드 중 '터레인(Terrain)'을 선택했다. 에어서스펜션과 구동상황, 조향각, 휠 조임 표시가 눈에 들어왔다. 다른 기능은 크게 놀라지 않았는데 휠 조임은 의외였다. 하부 서스펜션의 횔 조임에 관련된 파트에 센서를 장착해 하체 조임이 느슨해지면 계기판에 알려주는 기능이다. 예전에는 오프로드를 자주 다닐 때 사람이 수시로 확인해야 했지만 이제는 센서로 운전석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또한 정보 모드는 타이어압력, 미션 및 오일 온도 등 다양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게 한다. 특히나 짚 브랜드는 과도한 오프로드 운행 시 미션 오일의 온도가 자동변속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이 경우 운전자가 각종 내용을 파악해 부하상태를 확인하고 운행의 지속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짚 브랜드답게 많은 것을 고려한 흔적이 참으로 인상 깊다.

 파워트레인은 3.0ℓ V6 디젤엔진과 8단 ZF 자동변속기다. 최근 디젤엔진의 성능 수준은 거의 대부분 제조사마다 비슷해 고출력과 저공해를 실현하고 있다. 자동변속기는 ZF 8HP70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 재규어 및 랜드로버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자동변속기다. 내구성과 변속감이 좋고 특히 효율에서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

 시승은 시내와 자동차전용도로 등 350㎞ 거리를 체험하는 것으로 구성됐다. 계기판에 나타난 효율은 시내의 경우 ℓ당 9㎞,  고속화도로는 ℓ당 15㎞를 나타냈다. 먼저 고속화도로에서 승차감과 핸들링은 상당한 수준이었다. 도로의 노면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은 유럽 프리미엄과 비교해 밀리지 않는다. 에어 서스펜션은 시속 80㎞에 도달하기 전에는 노면의 굴곡에 따라 미국 스타일의 부드러운 승차감을 살려주되 그 이후로는 댐퍼의 특성이 달라진다. 계기판에 에어로(Aero) 변경 표시가 뜨고, 느낌은 단단해진다. 덕분에 핸들링이 정확해진다. 정속주행은 8단 변속기 조합으로 시속 100㎞의 속도가 1,500rpm 부근에서 유지된다. 효율을 높이기 위한 세팅이다.


 ▲총평
 현재 대한민국의 프리미엄 SUV는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6,000만~9,000만원대의 SUV 세계는 너무나 다양하다. 하지만 자동차의 겉과 속을 꼼꼼히 따져볼 때 풀 옵션 가격이 7,700만원인 그랜드 체로키 서밋, 7,400만원인 그랜드 체로키 오버랜드의 경쟁은 고려해 볼만하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크라이슬러코리아가 적정한 AS의 편의성과 유지비 감소를 위한 부품 가격을 조정한다면 매우 경쟁력 있는 프리미엄 SUV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짚 자체가 꽤 매력적이고, 경쟁력 있는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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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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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승아켄두님의 댓글

no_profile 필승아켄두 쪽지 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서비스 좋아지고 개선 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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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jrbxj님의 댓글

no_profile kjrbxj 쪽지 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fca코리아에서 부품 가격은 좀 낮출 필요가 있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