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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K5 릴레이 대박..질주하는 현대·기아차

2016년부터 포드 익스플로러를 탄 직장인 정 모 씨는 제네시스 GV80…

  • moyamo
  • 2019.12.20
  • 조회수 : 1545

2016년부터 포드 익스플로러를 탄 직장인 정 모 씨는 제네시스 GV80으로 갈아탈까 고민 중이다. 한동안 국산차 품질을 못 믿어 수입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만 고집했지만 요즘 생각이 달라졌다. 현대차 품질이 좋아진 데다 가격 경쟁력도 높아져 수입차 브랜드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정 씨는 “온라인 자동차 카페에 가보면 현대·기아차를 ‘흉기차’로 일컫는 등 품질에 대한 불신이 많았지만 최근 몇 년 새 위상이 달라진 것 같다. 품질, 디자인뿐 아니라 안전장치 같은 고급 옵션이 수입차 못지않은 데다 AS도 편리해 현대차로 갈아탈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이 이끄는 현대·기아차가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대형 SUV 팰리세이드뿐 아니라 그랜저, K5 등 세단 신차가 대박을 친 데다 수소차, 전기차 등 미래차 경쟁력이 한층 높아진 덕분이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에서 내로라하는 경쟁 차종을 제치고 신차품질조사 1위에 오르는 등 품질을 인정받았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귀족노조’ 파업이 연례행사처럼 이어지는 등 대립적 노사관계가 발목을 잡는 데다 숙원 과제인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도 미지수다. 현대·기아차가 질주하는 비결과 과제를 들여다본다.

 

현대차가 CES에서 선보인 커넥티드 콘셉트카.


SUV 야심작 ‘제네시스GV80’ 인기 예감 61조 투자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꿈꿔


“6년간 미래 기술 분야 20조원 등 총 61조원을 투자하겠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밝힌 포부다.

 

현대차가 최근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 발표회를 열고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놨다. 자동차 제조업체를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이 되겠다는 전략이 눈길을 끈다.

CEO 인베스터 데이는 CEO가 직접 나서 기업설명회(IR)를 하면서 현대차의 중장기 투자 계획과 목표 이익률 등을 공개하는 행사다. 지금까지는 대략적인 밑그림이나 개별 투자 계획만 공개했지만 이번에는 2025년까지의 구체적인 사업 계획, 재무 목표까지 내놨다.

 

팰리세이드, 그랜저, K5 등 주력 차종이 인기를 끌면서 현대·기아차 실적이 날개를 달았다. <매경DB>


▶현대차 ‘2025 전략’ 살펴보니


▷수소·전기차 67만대 판매 목표


현대차가 공개한 ‘2025 전략’에는 2025년까지 기존 내연기관 고수익화, 전동차 선도 리더십, 플랫폼 사업 기반 구축 등을 3대 전략 방향으로 삼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먼저 기존 제조사업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내연기관 차량에서 수익성을 확보해 전동화 시대에 대비하고 플라잉카, 로보틱스 등 다양한 제품군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가격 경쟁력이 우수한 전기차 중심으로 젊은 고객층을 공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는 청사진도 내놨다. 2025년까지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의 세계 시장 판매를 연간 67만대로 늘려 글로벌 3대 전동차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이 중 배터리 전기차가 56만대, 수소전기차는 11만대다.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판매량은 2015년 1만1063대에 불과했지만 최근 몇 년 새 급성장하면서 올 들어 10월까지 8만대를 넘어섰다. 올해 연간 순수 전기차 판매량은 10만대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수소전기차 판매량도 지난해 966대에서 올해 10월 누적 3843대로 급증했다.

 

현대차는 일종의 ‘박리다매’ 전략도 바꾸기로 했다. 고도화된 음성 조작 기능과 인공지능(AI) 비서 등 개인화 기능, 자율주행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전 차종에 확대 적용해 품질 경쟁력을 높인다. 지능형 모빌리티 제품과 서비스를 통합 관리하는 ‘모빌리티 플랫폼’도 선보인다. 차량은 물론 다양한 고객 접점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쇼핑, 배송, 콘텐츠 스트리밍, 음식 주문 등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2025년까지 북미에서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대비해 카셰어링, 로보택시 실증사업을 펼치고 국내에서도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실제 현대차는 ‘동남아 우버’로 불리는 그랩, 인도 차량공유 1위 업체 올라 등 해외 업체 지분 투자에 나섰다. 글로벌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업체 앱티브와 손잡고 2조4000억원씩 투자해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 합작사를 설립하기로 한 점도 눈길을 끈다. 미국에서는 이미 자율주행 승차공유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국내 모빌리티 사업을 위한 전문법인 ‘모션’까지 세웠다.

 

2025년까지 기존 사업 역량 제고에 41조1000억원, 전동화 모빌리티 자율주행 등 미래 사업 역량 확보에 20조원 등 총 61조1000억원을 투자한다고도 밝혔다. 지난해(6조1000억원), 올해(7조8000억원)와 비교해 연간 2조원 이상씩 투자를 늘린 셈이다. 현대차는 세계 시장점유율도 지난해보다 1%포인트 높은 5%로 정했다.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 목표치는 2022년 7%에서 2025년 8% 수준으로 높였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사실상 구글, 아마존 등 거대한 플랫폼을 운영하는 글로벌 IT 업체와의 경쟁에 뛰어들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존에는 차량 소유자만 고객이었지만 향후 모빌리티 서비스로 사업 영역이 넓어져 현대차 매출이 서비스, 광고, 빅데이터 분야로 확장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신감 가득 찬 현대·기아차


▷품질경영 미국 시장서 인정받아


현대차가 지금 시점에서 야심 찬 투자 계획과 비전을 내놓은 배경은 뭘까. 주요 SUV 모델이 한국뿐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 인기몰이 중인 데다 그랜저, K5 등 최근 내놓은 신차가 줄줄이 대박을 터뜨리며 자신감을 얻은 덕분이다.


무엇보다 미국 시장 분위기가 좋다. 완성차 시장 대세로 떠오른 SUV 판매가 날개를 단 영향이 크다. 올 들어 11월까지 현대·기아차의 미국 시장 신차 판매량(120만7171대) 중 SUV 판매량은 66만8328대로 비중이 55.4%에 달했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63만45대)을 이미 훌쩍 넘어섰다. 2013년까지만 해도 SUV 판매 비중이 30.9%에 불과했지만 매년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현대차의 미국 시장 판매가 날개를 단 것은 라인업이 대폭 늘어난 덕분이다. 2017년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판매하는 SUV는 싼타페, 투싼뿐이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 SUV 코나, 수소차 넥쏘를 선보였다. 올해는 대형 SUV 팰리세이드와 소형 SUV 베뉴를 추가로 투입해 라인업을 강화했다. 팰리세이드는 지난 6월부터 미국 시장에 투입돼 11월까지 2만3082대 팔렸다.

 

기아차 역시 쏘렌토, 스포티지, 쏘울 중심으로 미국 시장을 공략해오다 2017년 니로, 올해 텔루라이드를 선보이며 판매량을 늘리는 중이다. 기아차의 북미 전용 모델인 텔루라이드는 지금까지 5만2108대 판매됐다. 기아차는 내년 1분기부터 북미 시장에서 소형 SUV 셀토스를 판매할 계획이다.

 

“기아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 시장에서 2370억원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순이익이 12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6000억원의 플러스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임은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분석이다.

 

특히 팰리세이드와 텔루라이드는 2020년 ‘북미 올해의 차’ SUV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를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는다. ‘북미 올해의 차’는 그해 출시된 차량을 대상으로 미국과 캐나다의 자동차 전문기자단 투표로 선정하는데 내년 1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결과가 발표된다. 앞서 텔루라이드는 세계적인 자동차 전문지로 꼽히는 미국 모터트렌드가 뽑은 ‘2020년 올해의 SUV’로 선정됐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미국 시장에서 417대 팔리는 데 그쳤지만 올 11월 판매량이 2167대로 치솟았다. 증가율로 보면 무려 420%다. 올해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된 G70은 11월 한 달 동안 1153대나 팔렸다. 앞서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가 지난 6월 발표한 신차품질조사(IQS)에서 당당히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조사는 세계 최고 권위의 품질조사로 손꼽힌다.

 

내년 전망도 밝다.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 투입한 신형 쏘나타 반응이 뜨거운 데다 베뉴 등 신규 SUV 라인업이 추가된 덕분이다. 기아차 역시 쏘울이 인기몰이 중이고 스포티지, 세도나(한국명 카니발) 등 레저용 차량 판매 성장세도 눈길을 끈다. 제네시스의 경우 내년 신형 G80이 투입되고 브랜드 최초 SUV GV80이 가세하면 미국 시장 존재감이 커질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IQS)에서 1위를 차지했다. 사진은 어윈 라파엘 제네시스 미국 최고운영책임자(사진 오른쪽)와 마이클 바타글리아 JD파워 부사장이 전체 브랜드 1위와 프리미엄 브랜드 1위 상패를 들고 악수하는 모습. <현대차 제공>


▶국내 시장도 훈풍


▷그랜저·쏘나타 ‘세단의 부활’ 이끈다

 

미국뿐 아니라 국내 시장 분위기도 어느 때보다 좋다. 대형 SUV 팰리세이드, 모하비가 대박 행진을 이어가는 데다 신형 그랜저, K5, 쏘나타 등 주력 차종 판매가 늘며 판매량이 급증하는 모습이다.

세단 시장에서는 더 뉴 그랜저와 K5 기세가 매섭다. 6세대 그랜저 페이스리프트 모델 더 뉴 그랜저는 11일간 사전계약 건수가 3만2179대로 3년 전 그랜저IG가 세운 기록(14일간 2만7491대)을 훌쩍 앞질렀다. 3세대 K5 역시 지난 11월 21일 사전계약에 들어간 이후 1만6000여대가 판매되며 그랜저 못지않은 인기를 자랑한다.


쏘나타 역시 현대차 세단 약진을 이끌며 ‘베스트셀링카’ 역할을 톡톡히 하는 중이다. 올 들어 11월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승용차는 쏘나타로 총 9만1431대 판매됐다. 그 뒤를 그랜저(9만179대)가 바짝 뒤쫓는 모습이다. 올해 쏘나타는 5년 만에 완전히 바뀐 8세대 모델로 돌아와 중형 세단의 부활을 알렸다. 그랜저는 현대차의 플래그십(최상위) 모델로 2017, 2018년 2년 연속 국내 자동차 시장 판매 1위를 기록했다. 2016년 11월 출시 후 3년 만에 신차급으로 탈바꿈한 페이스리프트 모델까지 등장해 3년 연속 베스트셀링카에 도전한다.

 

SUV 시장에서는 팰리세이드가 여전히 인기몰이 중이다. 지금도 6개월을 기다려야 받을 정도로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차’다. ‘대형 SUV 끝판왕’으로 불리는 모하비는 매달 2000대 이상 팔릴 정도로 팰리세이드 못지않은 인기를 자랑한다.

 

덕분에 실적도 날개를 달았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378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1%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4605억원으로 54%나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이 자동차 부문 영업이익률 목표치를 2025년 8% 수준으로 높여 잡은 것은 미국 시장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비록 중국 등 다른 시장 분위기가 침체됐지만 국내와 미국 시장 성장세가 전반적인 수익률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 전언이다.



출처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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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카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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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은 잘 짠거 같은데- 제대로 잘 실행을 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