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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르기니도 버린다'..폴크스바겐 전기차 올인

헤르베르트 디스 폴크스바겐그룹 회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간) 그룹 감독이…

  • 롤링스
  • 2020.11.18
  • 조회수 : 1942
'람보르기니도 버린다''람보르기니도 버린다'
헤르베르트 디스 폴크스바겐그룹 회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간) 그룹 감독이사회에서 “이탈리아 회사들(람보르기니·두카티)의 법적 구조(legal structure) 관련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그룹이 이들 브랜드를 분사·독립시킬 것이란 전망은 시장에서 계속 있었지만, 최고 경영진에서 이를 시사한 건 처음이다.

지난 9월 독일 일간지 쥐트도이체차이퉁 등은 “폴크스바겐 그룹이 하이퍼카(초고성능 스포츠카) 브랜드 부가티를 크로아티아의 전기 하이퍼카 업체인 리막에 매각하는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부가티 매각에 이어 람보르기니·두카티를 분사하거나 독립시키는 건 폴크스바겐 그룹이 양산형 전기차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리막은 2009년 설립된 전기 하이퍼카 업체다. 창업자 마테 리막이 51%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폴크스바겐그룹 산하 포르쉐가 다음 대주주(15.5%)다. 현대자동차그룹도 13.7%의 지분을 갖고 있다. 폴크스바겐그룹은 부가티와 리막의 주식을 스왑(맞교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폴크스바겐그룹은 하이퍼카 부가티부터 대중차 브랜드 스코다에 이르기까지 12개 브랜드를 거느린 ‘완성차 공룡’이다. 한때 ‘최고의 포트폴리오’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미래 차 변혁에 맞닥뜨리면서 선택과 집중의 필요성이 높아진 것이다.

폴크스바겐그룹 감독이사회는 이날 “앞으로 5년 동안 730억 유로(약 96조원)를 디지털-전기차 분야에 투자한다”고 밝혔다. 폴크스바겐은 이미 올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 기반의 첫 차 ID.3를 선보였고, 유럽 주요 국가에서 전기차 판매 수위에 올라있다. 조만간 크로스오버 차량인 ID.4를 출시하는 등 전기차 분야에서도 ‘규모의 경제’를 이루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독일 언론 등에 따르면 폴크스바겐그룹의 ‘몸집 줄이기’ 시나리오는 대략 세 가지 갈래다. 럭셔리카 브랜드인 벤틀리는 아우디 자회사로 편입한 뒤 전기 럭셔리카 브랜드로 키운다. 부가티는 리막과의 지분 스왑을 통해 매각하고, 람보르기니·두카티는 독립된 자회사로 분사한다는 것이다.

람보르기니 분사는 같은 이탈리아 수퍼카 브랜드인 페라리의 사례를 검토 중이다. 페라리는 피아트·크라이슬러(FCA) 소유였지만 2016년 분사해 FCA 지주회사인 엑소르그룹 자회사로 편입됐다. 엑소르그룹은 피아트 창립 가문인 아넬리가(家) 소유 회사다.

당초 이달 감독이사회가 리막 매각과 람보르기니·두카티 분사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당장 결정은 유보됐다. 하지만 디스 회장이 관련 사실을 시인하면서 폴크스바겐그룹의 몸집 줄이기는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다. 디스 회장은 올 초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노키아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공룡으로 군림하다가 시대에 뒤처져 사라진 노키아처럼 될 수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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