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바짝 추격한 기아차 "집안싸움 격화"

기아차가 신차효과를 바탕으로 안방에서 현대차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올해 현대·기아차 전체 수출이 25%가량 줄어든 상황에서 안정적 수익을 내는 내수 시장을 둘러싼 집안싸움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내수 점유율이 80%에 육박하는 현대·기아차는 같은 현대차그룹 소속으로 연구개발 부문 등을 통합해 시너지를 내고 있으나, 영업·마케팅·생산 부문 등은 완전히 독립된 경쟁 관계다. 현대·기아차 모두 하반기 강력한 신차 출시를 예고한 만큼 올해 양사 간 순위도 얼마든 뒤집힐 수 있다.

기아차 쏘렌토.

현대차 싼타페.

14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양사 올해 1~5월 승용차 누적 판매는 현대차 20만7034대(제네시스 3만4691대 제외), 기아차 19만6942대로 격차가 1만대 수준까지 좁혀졌다. 작년 같은 기간 격차는 4만8000여대에 달했다. 현대차 판매가 작년보다 1만8000여대 가량 줄었지만 기아차는 오히려 1만9000여대가 늘었다.

만년 2위에 머물던 기아차 '쏘렌토' 'K5'가 현대차 '싼타페' '쏘나타'를 동시에 앞지른 것도 이례적이다. 기아차가 3월 출시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형 쏘렌토는 올해 누적 판매 2만5578대(구형 포함)로 경쟁 모델 싼타페(2만2638대)를 추월했다.

사전계약 첫날 1만8800대를 주문받아 역대 현대·기아차 가운데 신기록을 경신한 신형 쏘렌토는 출고를 본격화한 4월 8516대, 5월 8967대를 기록했다. 지난달 그랜저, 아반떼에 이어 차종별 판매 3위로 올라섰다.

기아차 K5.

현대차 쏘나타.

신형 K5(3만7810대) 역시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디자인과 상품성에 대한 시장의 호평이 이어지며 쏘나타(3만764대)를 제치고 중형 세단 1위 자리를 꿰찼다. 신형 K5는 사전계약 15일 만에 1만6000여대를 주문받으며 흥행을 예고했다.

소형 SUV 부문에서도 기아차 '셀토스'(2만3737대)가 현대차 '코나'(1만5853대)를 압도하고 있다. 셀토스는 내수 시장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소형 SUV 시장에서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줄곧 1위 자리를 지키며 기아차 효자 차종으로 자리매김했다.

기아차 셀토스.

연말까지 내수 시장을 사수하기 위한 양사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반기 강력한 신차 출시를 준비하고 있어서다. 현대차는 조만간 신형 '싼타페'를 투입하는 데 이어 '투싼' '코나'까지 주력 SUV 라인업을 신형으로 교체한다. 싼타페와 투싼은 플랫폼부터 디자인, 파워트레인을 모두 바꾸는 완전변경 모델로 시장에 큰 파급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도 대어급 신차를 내놓는다. '카니발' '스포티지' 완전변경 모델이 대표적이다. 카니발은 경쟁자가 없는 국내 유일 승용 미니밴으로, 신형 모델 출시를 기다리는 대기 수요가 높다. 연말 출시할 준중형 SUV 신형 스포티지도 대대적 상품성 개선이 기대된다. 소형 SUV '스토닉', 스포츠 세단 '스팅어'도 부분변경을 거쳐 판매에 힘을 보탠다.

안정적 생산 대응은 남은 변수다. 누가 더 빠르게 올해 임금 협상을 마무리 짓고 협력적 노사 관계를 바탕으로 생산량을 유지하는가에 따라 연말까지 판매 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

출처 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