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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사막을 달리는 투아렉..사하라 노마드

사막을 달리기 위해서 새벽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단순히 오프로드 타이어…

  • 혀누야
  • 2020.02.04
  • 조회수 : 314

사막을 달리기 위해서 새벽부터 분주하게 움직였다. 단순히 오프로드 타이어를 장착하는게 전부는 아니었다. 조금이라도 넓은 면적을 디디기 위해서 공기압을 줄여야 했다. 작은 나무 가지로 타이어의 공기주입구를 눌러 공기를 뺐다. 투아렉은 타이어의 공기압을 실시간으로 알려줬다. 우리는 1.0bar의 아주 적은 공기만을 남겼다. 평소의 40% 가량이었다.

물론 공기압도 중요하지만 사막에서는 더 많은 요소들을 생각해야 했다. 차가 가진 힘, 그 힘이 바퀴에 전달되는 과정, 사륜구동의 상황, 자동차의 크기와 그에 따른 능력 등과 같은 자동차의 기본 성질을 해박하게 알아야 했다. 나를 알았으면 적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사막은 시시각각 모습을 바꿨다. 모래 알갱이가 바람에 날려 표면의 흔적을 지웠다. 무른 부분과 단단한 부분도 달라졌다. 어제 아무런 문제없이 달렸던 길도, 오늘은 바퀴가 쑥쑥 빠질 수도 있었다.

사막은 평탄해보여도 차의 무게가 실리면 노면 상태가 순식간에 달라졌다. 그래서 투아렉의 상태를 사막에 최적화시켜야 했다. 주행모드는 오프로드 엑스퍼트로 설정하고, 에어 서스펜션으로 차체를 70mm까지 높였다. 일반 도로에서의 운전 습관도 버려야 했다. 사막에서는 사막의 법이 있었다.

시야를 멀리, 넓게 보는 것은 일반 도로, 트랙 등과 큰 차이가 없었다. 부드럽게 가속하고, 부드럽게 멈춰서는 것도 같았다. 가속과 감속은 차의 무게중심 변화와 직결되는데, 해수욕장의 모래보다 훨씬 더 입자가 고운 사하라의 모래는 차의 무게중심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특히 속도를 줄일 때 앞쪽으로 무게가 실리면서 앞바퀴가 모래밭으로 푹푹 빠졌다. 바퀴가 빠진 상태에서 무작정 가속페달을 밟게 되면 앞으로 나아가는게 아니라 오히려 모래를 헤치며 더 밑으로 파고 들었다.

언덕에서 갑작스럽게 멈춰 바퀴가 빠지게 되면 앞으로 나갈 방법이 없었다. 후진으로 빠져나오는 수 밖에 없는데, 그것도 기술이 필요했다. 타이어의 접지력을 최대한 확보하고, 모래에 박힌 모래를 빼내기 위해서 운전대를 좌우로 몹시 빠르게 돌리며 후진을 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도 가속페달은 섬세하게 밟아야 했다. 손과 발이 따로 놀아야 하는데 좀처럼 쉽지 않았다.


그래서 사막을 달리다 멈춰설 때는 내리막이나 평평한 곳을 찾아야 했다. 어쩔 수 없이 오르막에서 서게 된다면 최대한 부드럽게 멈추고, 후진으로 스르륵 내려와서 다시 오르막을 올라야 했다. 충분한 이론 교육과 간단한 실전 운전도 병행했지만, 몇번이나 다른 투아렉과 견인줄을 연결해 모래밭을 빠져나왔다.

신형 투아렉은 4MOTION 사륜구동이 기본으로 탑재됐다. 중앙 디퍼렌셜 락이 장착됐고, 자유로운 좌우의 토크 배분이 가능하다. 앞바퀴에는 최대 70%의 토크를 보낼 수 있고, 뒷바퀴에는 최대 80%의 구동력이 전달된다. 토크는 자유롭게 분배가 가능하지만, 언제나 네바퀴에 동력을 보낸다는 것이 특징이다.


미끄러지는 것도 사막에서 움직이는 방법이었다. 내리막에서는 운전대의 조향과 관계없이 미끄러져 나가기도 했다. 사구를 오르고 내리고, 미끄러지는 동안에도 네바퀴의 접지력은 예상할 수 없게 달라졌다. 그래서 4MOTION처럼 구동력은 달라지지만 언제나 네바퀴에 토크를 보내는 사륜구동이 유용했다. 사구의 비탈에서 미끄러지더라도 4MOTION은 결국엔 디딜 곳을 찾았다.

사막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높이 120m의 사구의 꼭대기까지 오르는 것. 평탄한 사막을 달리는 것은 멈출 곳만 잘 찾고, 모래밭에 파묻혀도 다른 차가 구해주면 그만이었지만, 사구를 오르는 것은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 구조를 해줄 다른 차도 모래에 묻힐 위험성이 컸고, 사구의 능선 옆은 낭떠러지였다. 앞차의 흔적을 따라 모래밭 와중에서도 지반이 단단한 곳을 본능적으로 찾아야 했고, 사구를 오를 수 있는 속도를 내야했다. 또 능선의 기울기에 따라 알맞은 기어를 변속해야 했다. 사실 투아렉에 대한 걱정보다는 자연이 주는 두려움과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 부족이 더 문제였다.

인스트럭터는 긴박하게 무전을 전했다. 망원경으로 그는 여러가지 지시를 내렸다. 새벽의 사막처럼 머리가 하얘졌다. 무섭지만 의식적으로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며 능선을 따라 올랐다. 사구를 절반 정도 오르니, 주변과 앞차의 흔적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능선은 결코 완만하지 않았다. 올라오기 전에는 그저 삼각형처럼 보였는데,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고 있었다.

투아렉은 다카르 랠리를 정복했던 ‘레이스 투아렉’처럼 작은 사구를 뛰어넘었다. 눈앞에 절벽처럼 보이는 내리막이 펼쳐졌는데, 인스트럭터는 풀파워를 연신 외쳤다. 속도를 줄이게 되면 반복되는 오르막을 오르지 못하고 파묻힐 수 있었다. 투아렉은 롤러코스터처럼 내리막을 질주했고, 곧바로 하늘을 향해 달렸다. 통풍시트를 켜놓은 상황에서도 등에 땀이 났다.


서사하라의 입구, 그 중에서도 가장 높은 사구에서 사하라를 내려다보니 치열했던 사막투어의 긴장감이 한순간에 풀어졌다. 끝을 알 수 없는 모래 언덕이 눈 앞에 펼쳐졌다. 사구를 오르고 있는 투아렉이 손톱보다 작게 보였다. 사구를 내려갈 생각을 하니 다시 심장이 쿵쾅거렸다. 하지만 가야했고, 충분히 갈 수 있었다. 모로코의 거친 환경에서 묵묵하게 우릴 이끌어준 투아렉은 이번에도 무사히 우릴 사막에서 벗어나게 해줄거다.


출처 모터그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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